'코피노(Kopino)'는 학생, 여행객, 혹은 사업가가 필리핀에 단기 또는 장기 체류해 한국인 남성과 현지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들의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코피노 아빠찾기 사이트
문제는 친부인 한국인 남성이 귀국 후 대부분 연락을 끊거나 책임을 회피하면서, 코피노 아동들이 필리핀 현지에서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코피노 아동들의 친부를 찾기 위한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아이의 생존권'과 '친부의 초상권 및 명예'라는 첨예한 법적, 윤리적 딜레마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생존권'의 절대적 무게
코피노 아동들이 처한 상황은 단순한 '가정 문제'를 넘어 '생존권'의 문제입니다. 많은 코피노 가정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제대로 된 교육이나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이들은 친부에게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했기에 국적과 무관하게 한국 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최소한의 삶의 질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실정인데요. 어떤 활동가들은 이러한 현실을 고발하며 "아이의 생존권과 아빠의 초상권, 무엇이 우선시 되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이 반문은 법적 보호를 받아 마땅한 성인의 권리(초상권, 명예권)가 경제적 궁핍과 교육 기회의 박탈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취약한 아동의 기본적인 생존권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데요.
최소한의 양육비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아이들의 현실 앞에서, 친부의 '숨을 권리'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지 사회 전체가 숙고해야 할 문제입니다.
친부의 '초상권'과 법적 책임 회피
반면, 친부로 지목된 한국인 남성들은 사적인 신상 공개에 대해 초상권 및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개인의 사회적 명예를 훼손했다면 처벌받을 수 있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적용 가능성이 존재하는데요.
이는 미성년 자녀를 부양할 의무를 저버린 친부가 오히려 법의 보호를 받아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상 공개와 같은 '사적 제재' 방식이 법치주의 원칙에 어긋나고,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친부 소재 파악 자체가 어려운 국제적 사안의 특성상, 신상 공개가 '최후의 수단'으로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코피노 문제는 개인의 무책임한 행위가 낳은 윤리적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시스템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인데요.
아이의 생존권과 복리가 성인의 권리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국제 인권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친부의 익명성 뒤에 가려진 아동의 생존권은 그 어떤 권리보다 무겁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한국 사회는 단순한 비난을 넘어, 코피노 아동들의 친자 확인 소송 및 양육비 청구 소송을 지원할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법적, 외교적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개인의 초상권을 문제 삼기 이전에, 자신의 아이를 외면한 친부들이 마땅히 져야 할 도덕적,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도록 만드는 사회적 감시와 시스템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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